↑ 배우 장동직 씨와 박병철 대표. (ⓒ 레이싱 미디어 이용준)

- 안산시 상록구 장하동에 있는 안산승마랜드를 가다
- 박병철 대표, “복합 타운 만들어 승마장 롤모델 되겠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등산, 2만 달러는 골프, 3만 달러는 승마가 주요 레포츠로 자리 잡는다는 통계가 있다. 등산과 골프는 한 개인이 채비를 하고 산이든 필드든 누비면 된다. 하지만 승마장에서 레슨을 받고 살아 있는 말과 함께 교감하는 복합 레포츠인 승마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골프장에 가면 극진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받지만, 승마장에 가면 상황이 복잡하다. 교관은 안전에 특히 주의해야 하기에 엄할 수밖에 없다. 승마장을 처음 찾은 사람들은 말과 교감하기도 어렵고 교관의 ‘딱딱한’ 태도가 못마땅하다.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회원 관리도 체계적으로 못하는 곳이 많고 열악한 시설도 눈에 들어온다. 혼자 승마장에 갔다면 함께 어울릴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말 몇 번 타고는 다시 등산하거나 골프장으로 ‘회귀’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니 승마장 수익은 여전히 요원한 일이고, 승마 인구 저변 확대도 말처럼 쉽지 않다.

2011년 4월에 개장한 안산승마랜드(박병철 대표)는 ‘승마의 서비스화’를 모토로 내걸었다. 박 대표는 승마장 수익의 근본 문제를 ‘사람’과 ‘구체적 비전’에서 찾았다. 그는 “승마장은 서비스가 더욱 좋아야 한다. 승마를 강습하는 기술적 부분뿐 아니라 고객에 대한 예우와 서비스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인프라뿐 아니라 인성을 갖춘 교관, 체계적 회원 관리, 다양한 방식의 수익 창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안산승마랜드의 ‘서비스’에 반한 회원들이 많다. 연예인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도 안산승마랜드만의 서비스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배우 장동직 씨가 안산승마랜드를 찾았다.

안산승마랜드는 개장할 당시부터 고객 중심의 서비스 부분을 고려했다. 우선 서울 구로 및 사당에서 4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실 안산승마랜드가 있는 상록구 장하동은 조선 시대 역마를 제공했던 석곡역과 고려 시대 출장관사인 쌍록원이 있던 자리로 교통의 요충지다. 서서울나들목 근처라 입지 조건이 뛰어나다. 서울권 회원이 60% 이상이다. 지난해 개장했기에 넓은 실내외 마장, 클럽 하우스, 마방 등 모두 최신식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놀이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캠핑장도 갖추고 일반에도 개방했다. 뒷산을 활용한 외승 코스 또한 뛰어나다. 안산읍성이라는 식당과 매점도 있어 편의시설을 이용하려고 외부로 나가는 수고도 덜게 했다.

안산시청 체육시설계장 공무원 출신인 박병철 대표는 오래전부터 안산을 ‘승마 복합도시’로 만들고 싶었던 꿈이 있다. (박 대표는 안산을 승마 도시로 만드는 논문도 썼다) 이런 맥락에서 지역사회와 협약을 맺고 다양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라이딩클럽과 제휴승마장을, 5월에는 한국마사회 안산지점과 협력 네트워크 협약식을 맺었다. 박 대표는 “공단 도시 안산을 친환경 산업인 말산업 중심지로 만들고 싶다. 말과 관련된 기술자, 물류, 유통과 교육 분야를 유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안산 시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특성화된 승마 대안학교를 만들어 전문 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서바이벌 게임과 마상 무예도 도입해서 승마 체험 상품과 엮어 수익을 내려고 준비 중이다. 유럽식 승마 시스템에 주변 일대 10만 평을 활용해 기마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중장기적 청사진도 그렸다. “선진국도 돈이 없으면 못 하는 게 승마다. 승마 대중화는 시간이 걸린다. (잠재적 승마 고객들인) 젊은 층에게는 레저 중심의 승마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복합 시설을 활용해서 회원들이 머리 식히고 가는 환경을 제공하고 식당도 저렴하게 개방하는 노력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안산승마랜드의 이러한 모든 시도는 수익을 내는 건전한 승마장 모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사업은 구체적 현장에서 이뤄지는데 승마장은 돈 있다고 하는 사업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개발 이익을 노리고 승마장 유치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박병철 대표는 “안산승마랜드를 운영하면서 다른 곳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컨설팅을 받으러 오는 승마장이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 안산승마랜드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장하동 177-2번지에 있는 안산승마랜드는 현재 VIP 창립 회원을 모집 중이다. 개인회원과 법인회원으로 자격이 주어지며 승마장 내외 시설 무료 이용 등 다양한 혜택도 부여된다.
문의: 031-403-3730 (서인원 팀장), http://ashr.co.kr/vip/membership
주차 대수: 30대
영업시간: 09:00~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