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비스, 토창고 그랑프리 특집 지난호(602호)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산을 제외한 타국 마필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1990년대까지 만해도 우리나라 경마는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마필들이 과천벌을 양분했다. 1990년 ‘가속도’까지 올라가 본다면 90년대 초반에는 뉴질랜드산 마필이 과천벌을 휩쓸었다. 그러나 중반에 ‘지구력’과 ‘대견’이 나타나며 힘의 중심을 호주로 옮겼다. 그러나 이것을 그냥 볼 뉴질랜드산이 아니었다. ‘풀그림’이란 괴력마가 나타나며 다시 과천벌은 뉴질랜드 시대로 접어들었고, 또다시 ‘신세대’가 고개를 들자 호주산이 득세했다. 이렇게 치고 받는 난타전 속에 ‘다함께’가 마무리 격으로 등장하며 일괄수입 시절 호주산과 뉴질랜드산간의 자존심 대결은 뉴질랜드의 판정승 쪽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개별 수입이 허용된 이후에는 미국산 마필들에게 절대적으로 밀려왔다. 유일하게 ‘자비스’가 마주협회장배를 차지하며 뉴질랜드산 마필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볼 수 있는데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의 반격, 일본산의 부각 등을 초점으로 최근 3년 간 어떤 마필이 도입됐지는 살펴본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굵고 짧았던 호주산 ‘메도우이헌터’ 외국산마 개별 수입이 허용되자 가장 먼저 활발하게 도입된 나라는 호주산이었다. ‘메도우이헌터’를 비롯해 10여 두가 도입됐는데 아직까지 그나마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마필은 ‘아워블랙매직’정도다. 이중 ‘메도우이헌터’는 2002년 동아일보배에서 미국산 ‘데인저러스오프닝’과 뉴질랜드산 ‘스포런’을 꺾으며 호주산 마필의 위상을 높였으나 장거리에는 다소 부적합한 모습을 보이며 조기 퇴사했다. 어쨌든 ‘메도우이헌터’는 개별수입마가 선보인 이후 첫 번째 펼쳐진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마필이다. 이후 두각을 나타낸 호주산에는 ‘다우존스’ 정도가 있는데 2003년 HRI 교류 기념경주에서 ‘언어카운티들리’를 힘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한 장면이 아직도 인상적이다. - ‘자비스’·‘토창고’ 뉴질랜드산의 묵직함 혹자는 전통의 라이벌 뉴질랜드산과 호주산을 이렇게 평가한다. “호주산이 날카로움으로 뛴다면 뉴질랜드산은 묵직함으로 뛴다”고. 날카로움이란 바로 순발력으로 ‘대견’, ‘신세대’에게서 그러한 점을 찾을 수 있고, ‘메도우이헌터’도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묵직함이란 뚝심으로 바로 ‘다함께’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고, 개별 수입이 허용된 이후에도 ‘토창고’, ‘자비스’, ‘스포런’등 뉴질랜드산 특유의 뚝심을 느낄 수 있는 마필들이 다수 도입됐다. 이중 ‘토창고’는 5연승으로 거침없이 1군에 올라갔고, 승군전에서는 늦발 아쉬움이 있었지만 곧바로 2연승 추가 뒤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자비스’는 유일하게 1군 경마대회에서 미국산을 꺾은 타지 산 마필이다. 최근 들어서는 장점인 추입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는데 능력한계인지, 슬럼프인지 좀 더 지켜봐야 될 시점이다. - 영국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인도산까지 가세 외국산마 개별 수입은 우수마 도입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마필이 도입되는 물꼬를 텄다. 물론 일괄구입마 시절에도 러시아산 마필이 들어오는 특이한 케이스가 있긴 했지만 유럽 경마 강국인 영국과 아일랜드, 남미의 터주대감 아르헨티나 그리고 인도에서도 도입됨에 따라 그야말로 다국산 마필들이 현재 과천 경마장에서 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선을 보인 마필은 영국산 ‘크루소’로 데뷔 초에는 추입형 질주 습성을 보였지만 거리가 늘어난 이후에는 선행형을 나타낸 특이한 케이스로 아직도 1군에서는 강자급으로 통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르헨티나산 ‘도미라이더’로 2003년 JRA트로피에서는 당시 라이벌이었던 ‘템피스트웨스트’와 ‘보카플라이어’에게 졌지만 바로 다음 동아일보배에서 ‘보카플라이어’와 ‘스페셜러’를 제압하며 “아르헨티나산 특급열차”로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YTN배에서 2위를 기록하며 대권을 향한 꿈은 계속 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빗잇두드’는 이제 갓 1군으로 승군해 앞으로 얼마나 더 뛰어줄지 지켜봐야되는 시점이지만 장거리까지 가능한 순발력과 지구력, 고부담중량 극복 능력까지 겸비했기 때문에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다크 호스로 보인다. - 점점 업그레이드 돼가고 있는 일본산 ‘새암터’에서 ‘필승강자’까지 외국산마 개별 수입이 허용되자 서서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국제 G1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일본산 마필의 수준은 얼마나 될 것이냐”란 우리측의 관심과 “경주마의 공급이 수요를 훨씬 넘어 수출할 국가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의 관심이 서로 맞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들어 온 일본산 마필들의 내용을 본다면 실망에서 가능성을 주는 듯한 느낌이다. 즉 단계적으로 강한 마필들이 도입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고고팍스’, ‘자그리뷰션’, ‘해양영웅’등 속된 말로 “게임도 안되는 마필”들이 들어왔다. 그나마 ‘새암터’정도가 경쟁력이 있던 마필. 이러한 수준은 ‘야마토사쿠라’, ‘스타크리스탈’등을 통해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역시 미국산 마필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인 전력이었다. 이러한 일본산 마필들이 질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다이와아라지’의 출현, 승군 당시에는 화려한 전적이 없었으나 올해 마주협회장배 준우승을 계기로 이전과는 차원 다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투게더어게인’, ‘어드마이어유스’, ‘어드마이어래스컬’등 미국 혹은 여타 산지국 마필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마필들이 속속 들어왔고, 현지 미출전 마필들로 수입 제한이 따르자 ‘필승강자’, ‘코즈모배스틸’등 이제는 여타 국을 압도하는 신마들이 도입되고 있다. 점점 업그레이드 돼가고 있는 일본산 마필들에 의해 과천벌 판도는 새로운 양상을 띌 가능성도 있을 것이며 과연 어떤 마필이 “제1호 일본산 경마대회 우승마”가 될 것인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 하다.

담당기자 : 김대유 [dykim@krj.co.kr]

출 판 일 : 2004-11-21  ⓒ 2004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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