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인기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올해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경마인들의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뜨겁다. 1995년 ‘대견’, 1997년 ‘풀그림’, 1999년 ‘새강자’, 2001년 ‘다함께’ 등 시대의 명마들이 거쳐갔던 마지막 관문 그랑프리, 2004년 무대에 오른 스타들을 미리 집중 분석해 보았다. 【이석 기자 guardme@krj.co.kr】 ★국산마의 자존심 ‘고려방’ ‘고려방’은 화려하지 않다. 국산마를 상징하는 ‘새강자’가 국민배우 안성기, 2004년 최고의 스타 ‘무패강자’가 욘사마 배용준을 닮았다면 ‘고려방’은 대기만성형 스타 ‘최민식’을 떠올리게 한다. 2001년 9월 2세마로 첫 데뷔전을 치른 ‘고려방’은 하위군에서 3연승을 거두며 새로운 스타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시련은 곧 닥쳐왔다. 경마대회 첫 도전이었던 중앙일보배(2002)에서 ‘흑돌풍’에게 우승을 내준 후 코리안더비(2002)에선 ‘해암장군’, ‘흑돌풍’ 등에게 밀리며 불운(?)이 시작됐다. 그 다음 국2군 경마대회였던 스포츠서울배(2002년 6월)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경마대회 첫 승을 신고했으나 가을의 농림부장관배에선 또 다시 ‘해암장군’, ‘비천봉’ 등에게 밀리며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2003년 새해맞이 기념경주에서 5위에 머문 후 더 이상 ‘고려방’은 경마대회 출전보다는 일반대회에 주력했다. 4연승을 포함한 6승 2위2회, 8연속 입상 등 꾸준한 성적을 거뒀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경마대회를 피해 일반경주에만 출전했기 때문에 거둔 성적이라는 평가절하와 함께 ‘쾌도난마’, ‘새강자’, ‘무비한’ 등 경마대회 단골손님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매겼다. 여기에 2003년 마지막 경주에서의 참패, 2004년 첫 경주 박태종 기수가 기승해 일천승 도전에 나섰지만 준우승에 그치는 등 ‘고려방’은 큰 경주에 약하다는 인상을 팬들에게 남겼다. 이런 평가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올 봄 뚝섬배(2004년 4월)부터 다. ‘위캔드글로리’, ‘비천봉’ 등 쟁쟁한 강자들이 출전한 뚝섬배에서 ‘고려방’은 59kg이라는 최고부담을 달고도 특유의 파워를 앞세운 선입작전으로 2년만의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그 이후 3연승 포함 7연속 입상을 기록한 상태에서 맞았던 제1회 대통령배, 또 다시 58.5kg이라는 최고부담에 더 강해진 상대들, 여기에 출발지 불리(12번)까지 더해 2마신 차의 아쉬운 3위에 머물고 말았으나 역설적으로 이 어려운 조건에서의 선전이 ‘고려방’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유의 파워와 근성에 종반 지구력까지 동일부담이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려방’의 그랑프리 출전가능성은 반반이다. 조교사의 결단이 있어야겠지만 그랑프리 투표 2위라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고려한다면 꼭 출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산마의 자존심 ‘고려방’, 어쩌면 5세인 지금이 최고 전성기고 이번이 그랑프리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과중한 핸디캡의 덫을 벗어나 최상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2004 그랑프리, 그의 질주를 팬들은 원하고 있다.  ◎나는 이런 말이야~마명: 고려방 성별: 수 연령: 5세 생산국: 한 마주: 김덕환 조교사: 김점오(17조) 국내 경주성적: 31전(17/8/1/3/1) 수득상금: 748,379,600원 국내 경마대회 성적 2002년 3월 중앙일보배 2위 2002년 5월 코리안더비 4위 2002년 6월 스포츠서울배 우승 2002년 10월 농림부장관배 4위 2004년 4월 뚝섬배 우승 2004년 11월 대통령배 3위 ◎여기가 포인트!! ‘고려방’이 그랑프리에 출전한다면 기승기수는 이변이 없는 한 이신영 기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줄리 클론’(미국의 최고 여자기수)으로 키우겠다는 김점오 조교사의 공언대로 이신영 기수가 ‘그랑프리’에 출전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화제 거리다. 과연 이신영 기수를 그랑프리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또 하나의 2004 그랑프리 관심사다. ★나는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다 ‘섭서디’ 미국산 4세 거세마 ‘섭서디’는 데뷔하기 전부터 유명세를 치른 말이다. 한국에 수입된 수 많은 외국산마 중 최초의 ‘미스터프로스펙터’(Mr. Prospector) 직계(아들)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마필이다. ‘미스터프로스펙터’(Mr. Prospector)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씨수말. 현재 세계 주류 혈통을 언급하는데 있어서 그를 빼고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그 이름이 갖는 명성과 권위는 세계 경마계가 인정하고 있다. 이런 혈통을 이어받은 마필이 미국 현시정석이 평범하긴 했지만 국내에서 뛰게 됐을 때 전문가들의 평가는 두 가지였다. 정말 좋은 말이거나 망가진 말이거나... 현재 결론은 전자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섭서디’는 한국에서 아직 5번 밖에 경주를 치르지 않았다. 4승 4위1회, 단 한 번의 패배는 8월에 있었던 YTN배로 무리한 경합에 이은 2마신 차 석패였던 만큼 그 모습이 ‘섭서디’의 전부라고 인정하긴 힘들다. 결국 이번 그랑프리야말로 ‘섭서디’의 진정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자 ‘섭서디’ 입장에서도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현재 수입된 외국산마 중 최고의 혈통을 자랑하는 ‘섭서디’, 53조 김문갑 조교사의 머리 속엔 분명 ‘무패강자’와 ‘섭서디’가 그랑프리에서 동반 입상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을 것이다. ‘섭서디’는 그랑프리 우승후보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고 싶을 것이다. “그랑프리 우승은 아버지(Mr. Prospector)의 이름으로!!”  ◎나는 이런 말이야~마명: 섭서디 (SUBSIDY) 성별: 거 연령: 4 마주: 강완용 조교사: 김문갑 외국경주성적: 14전(1/4/1) 국내경주성적: 5전(4/0/0/1/0) 수득상금: 90,023,200원 ◎여기가 포인트!! 2002년 개별수입마 정책이 도입되며 그랑프리는 당해년도 데뷔한 미국산 개별수입마들의 파티였다. 2002년 ‘보헤미안버틀러’가 7월에 데뷔해 6전만에, 2003년 ‘템피스트웨스트’가 7월에 데뷔해 5전만에 그랑프리를 접수(?)하며 그 동안의 그랑프리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2004년 그랑프리 출전 예정마 중엔 ‘섭서디’(4월 데뷔, 5전)가 이런 공식(?)에 딱 맞는 마필이다. 과연 또 다시 미국산 신예 개별수입마가 6전만에 그랑프리를 석권할 수 있을지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다. 경마팬 그랑프리 인기투표 결과 -참가자/18,522명(지점 13,782명, 경마공원 1,605명, 인터넷 3,13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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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판 일  : 2004-11-27 ⓒ 2004 KRJ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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